이전부터 달러구트 꿈백화점 같은 유행하는 소설들은 별로 읽고 싶지 않았었다. 그 이유는 요즘 나온 소설은 웹소설 같은 킬링타임용 소설이거나 위로만 해주는 내용 없는 상업 에세이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정보를 얻든지 내용을 보고 이해하면서 생각이 깊어지는 게 있어야 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엔 계속 경제 서적만 읽었는데 그런 공부용 책들만 보다 보니 한계에 다다라서 머리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머리를 식힐겸 읽을만한 것을 찾기 위해 무의미하게 밀리의 서재를 둘러보고 있었고 그러던 도중에 랭킹에 눈이 가게 되었다.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책이 1, 2권이 연달아 올라와있었는데 어렵지 않고 뇌를 빼고 읽을만한 소설이어서 손이 자연스레 이 책으로 향했다.
불편한 편의점. 편의점인데 왜 불편하지? 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만한 제목이다. 아는 사람도 책을 읽기 전에 제목부터 살펴보며 내용을 생각해 본다고 한다. 정보전달을 위한 책이면 제목 분석을 하고 독서에 임했겠지만 생각 없이 접근한 책이었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일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다. 그렇게 시작된 독서는 일주일 만에 두 권 모두를 해치울 수 있었다.
내용은 편의점을 무대로 여러 캐릭터들이 나와서 그들의 주변과 얽혀있는 것을 풀어가는 것이 주를 이룬다. 1권은 사장인 영숙과 독고 라고 불리는 노숙자가 주인공이고, 2권은 사장아들인 민식, 점장으로 승진한 오선숙, 홍금보라 불리는 황근배가 주인공이다. (다른 주인공도 있긴 한데 지금 기억에 남는 주인공들은 이렇다.) 챕터별 주인공이 다르고 그들이 처한 상황과 갈등을 풀어나가는 게 모두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은 1권만 읽기엔 뭔가 부족하고 2권까지 다 읽어야 한권을 제대로 읽은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일주일 만에 빠르게 독파하지 않았나 싶다. 1, 2권 모두 단순하게 흘러가기도 하고 주변에 있을 법한 갈등들이라 밋밋한 느낌이 있지만 2권에서는 1권에서의 갈등을 해결하는 내용이 있어서 떡밥을 회수하는 느낌이 든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가장 원하는 책이었다. 깊이 생각할 필요 없고 적당히 따라가면서 보기만 하면 되며 적당히 해피 엔딩인 소설. (뭔가 비하하는 듯한 표현으로 보이겠지만 그런 뜻으로 적은 건 아니다.)
아마 다음은 경제 관련이나 사회, 과학 등 공부용 책들을 다시 읽을 예정이라 이런 소설과 잠시 멀어지겠지만 다시 찾아올 날이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책을 다시 읽는다는 건 아니고 비슷한 소설을 찾아 읽을 듯.
인상 깊은 구절
비교 암, 걱정 독
- 황근배가 그의 어머니에게 들은 말이었던 거 같음
- 남들과 비교하는거나 오지도 않은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좋지 않으니 현재를 살아야 한다.
엄마 이후로 이렇게 자기에게 잔소리를 해주는 사람이 있었던가?
- 요즘은 어머니도 잔소리 잘 안 하신다. 누군가 나한테 적당히 잔소리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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